묵묵히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팀의 최후방에서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는 공격수나 그 외의 포지션에서 활약하는 필드 플레이어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축구는 골을 넣는것 만큼이나 골을 지켜내는것이 중요하듯이 골키퍼는 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FIFA는 이런 골키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을 인정해주고자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때부터 최우수 골키퍼상을 만들어 시상하다가 지난 1990년 러시아의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이바노비치 야신이 사망하자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최우수 골키퍼상의 명칭을 '야신상'으로 변경하였으며, 피파 기술연구그룹은 실점률, 선방 횟수, 페널티킥 허용률 등을 종합 평가해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골키퍼를 선정해 야신상을 수여한다.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치는 골키퍼들이 많아 그 어느 대회보다 야신상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야신상 수상을 노리고 있는 골키퍼는 어떤 선수들이 있을까?


1. 마누엘 노이어 (Manuel Neuer, Germany)


24세의 젊은 골키퍼로서 월드컵전까지 단 다섯번의 A 매치에만 출전했지만 자신의 라이벌인 레네 아들러의 부상으로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거듭난 마누엘 노이어는 이번 대회에서 독일 대표팀이 치른 4번의 경기에 모두 출전하여단 2골만 실점하며 독일 대표팀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비록 선방 횟수가 경쟁자들보다 적은 11회에 머물고 있지만, 평점 8.99로 골키퍼 중 3위에 올라있고 야신상은 선방 횟수만으로 선정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일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경우 자국의 전설적인 골키퍼이며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야신상을 수상했던 올리버 칸의 뒤를 이어 독일 축구선수로서는 두번째로 야신상을 수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마누엘 노이어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샬케 04 유스팀 출신으로 2006년 프로에 데뷔하여 현재까지 4시즌 동안 총 146번의 경기에 출장하며 샬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2007년에는 올해의 분데스리가 골키퍼, 2008년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샬케를 8강까지 진출시킨 활약을 인정받아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2009년 열렸던 21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독일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노이어는 그 대회에서 MVP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한편 노이어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와 월드컵에서 보여준 뛰어난 활약 덕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FC등 유럽의 여러 빅클럽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독일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경우 그의 몸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2. 에두아르두 (Eduardo dos Reis Carvalho, Portugal)


비록 포르투갈 대표팀은 스페인에 패하며 16강전에서 탈락했지만 포르투갈 골문을 지키고 있는 에두아르두의 활약은 놀라웠다. 에두아르두는 16강전에서 스페인이 날린 10개의 유효슈팅 중 단 한 골만 허용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으며, 조별 예선에서는 3경기 동안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등 이번 대회에서 4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만 실점하며 포르투갈의 수비를 이끌었다.

또한 에두아르두는 현재 골키퍼들 중 가장 높은 9.38점의 평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선방 횟수에서도 19개를 기록하며 북한의 리명국과 나이지리아의 에니에아마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올해 27세의 젊은 골키퍼로서 2009년 국가대표에 데뷔한 후 총 18번의 A 매치에 출전하며 포르투갈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준 에두아르두는 포르투갈의 SC 브라가 유스팀 출신으로서 18세이던 2001년 브라가 2군 팀으로 승격되어 2군 무대에 출장하면서 프로에 데뷔한 후 총 5시즌 동안 110번의 2군 무대에 출전하여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자신의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며 이후 SC베이라마르와 비토리아 FC에서 임대 생활을 보낸 후 2008 - 09 시즌을 앞두고 브라가로 복귀했으며 에두아르두는 브라가로 복귀하자마자 팀의 주전 골키퍼로 발돋움해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팀이 치른 전경기에 출장했으며 특히 올 시즌에는 30번의 경기에서 단 20골만 실점하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해 브라가가 리그 2위를 차지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획득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에두아르두는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음에도 포르투갈 대표팀이 16강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야신상 수상이 어려워진것처럼 보이지만 선방 횟수, 평점 등 모든 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가 16강에서 탈락하였지만 미셸 프뢰돔이 야신상을 수상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그의 경쟁자들이 앞으로의 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야신상을 수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리처드 킹슨 (Richard Paul Franck Kingson, Ghana)


1996년 국가대표에 데뷔한 이후 현재까지 총 83번의 A 매치에 출전하며 오랜시간 가나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지만 올해초 어깨 부상을 당해 수개월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남아공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던 리처드 킹슨은 월드컵 시작전 불굴의 투지로 부상에서 회복하여 대표팀에 합류한 후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나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나서 맹활약하며 가나가 '검은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한편 매 경기에서 뛰어난 선방을 선보이며 가나의 돌풍을 이끈 킹슨은 1996년 가나의 그레이트 올림픽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1998년 터키의 사카리아스포르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킹슨은 안탈리아스포르 앙카라스포르, 갈라타사라이 SK등 터키의 여러 클럽에서 활약하며 총 9시즌을 터키에서 보냈으며 이후 2007년 스웨덴의 하마비 IF에서 임대 생활을 보낸 후 그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버밍엄시티 FC에 입단하며 잉글랜드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이듬해인 2008년 위건 애슬레틱 FC에 입단한 이후 현재까지 그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편 킹슨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가나를 16강까지 진출시켰으며 2008년 네이션스컵과 2010년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각각 3위와 2위로 이끄는 등 가나 대표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클럽팀에서는 2007년 잉글랜드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세 시즌 동안 단 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백업 골키퍼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킹슨이 최근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줌에따라 자신의 소속팀인 위건에서 좀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이며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중하위권팀중 몇팀이 킹슨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기도 하여 다가오는 시즌부터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자주 킹슨의 모습을 볼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4. 후스토 비야르 (Justo Wilmar Villar Viveros, Paraguay)


파라과이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때부터 파라과이의 철벽 수비를 이끌었던 후스토 비야르는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파라과이가 치른 4번의 경기에 모두 출전하여 단 한 골만 실점하며 파라과이의 철벽수비를 이끌고 있다.

한편 파라과이 축구팬들로부터 '제2의 칠라베르트'라 불리는 후스토 비야르는 선수시절 골키퍼로 활약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유소년 시절부터 골키퍼로 활약하였으며 이후 1996년 파라과이의 솔 데 아메리카에서 프로에 데뷔하였다. 이후 비야르는 2001년 파라과이의 명문 클럽인 리베르타드로 이적해 네 시즌 동안 총 109번의 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주전 골키퍼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2002년과 2003년에는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2004년에는 올해의 파라과이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었다.

이후 비야르는 2004년 파라과이를 떠나 뉴웰스 올드 보이즈로 이적하며 아르헨티나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는 이곳에서 4시즌 동안 135경기에 출전하며 명성을 쌓은 후 2008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바야돌리드에 입단하며 31세의 나이에 유럽 무대에 도전한다. 비야르는 바야돌리드에 입단한 이후 두 시즌 동안 총 38번의 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변함없는 듬직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파라과이 대표팀은 지난 조별 예선경기에서 스위스의 질식 수비에 고전했던 스페인과 대결하게 되는데 과연 이 경기에서 비야르가 이끄는 파라과이의 철벽 수비가 스위스에 이어 또 한번 스페인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며 만약 이 경기에서 파라과이가 이변을 일으킬 경우 비야르는 야신상을 수상 할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5.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 (Maarten Stekelenburg, Netherlands)


월드컵 시작전, 130번의 A 매치에 출전한 후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반 데 사르의 빈자리가 유독 커보이던 네덜란드는 경기가 거듭되면 될수록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로 인해 그 아쉬움을 잊어 가고 있는듯 하다. 스테켈렌부르흐는 네덜란드가 치른 다섯경기에 모두 출전하여 단 3골만 (그중에서 두골은 페널티킥에 의한 실점) 허용하며 네덜란드가 4강에 진출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으며 특히 슬로바키아전과 브라질전에서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극찬 할 정도로 놀라운 선방을 선보이며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또한 골키퍼 중 여섯번째로 높은 8.43의 평점을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2004년 국가대표에 데뷔하였지만 그동안 반 데 사르의 그림자에 가려있다가 이번 대회를 통해 첫 메이저 대회에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는 스테켈렌부르흐는 네덜란드의 AFC 아약스 유스팀 출신으로 2002년 NAC 브레다와의 경기에 출전하며 프로에 데뷔한 후 현재까지 8시즌 동안 아약스에서만 활약하며 총 165번의 경기에 출장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올 시즌에는 단 20골만 실점하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스테켈렌부르흐는 경쟁자들에 비해 낮은 평점과 적은 선방 횟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네덜란드 대표팀이 사실상의 결승 진출팀 결정전이었던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짐에따라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모두 결승 진출팀에서 야신상 수상자가 나왔던점을 볼때 스테켈렌부르흐가 많은팬들의 예상대로 네덜란드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끌 경우 야신상의 유력한 후보가 될 듯 하다.


이외에도 우루과이의 페르난도 무슬레라와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로메로도 야신상을 수상 할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하여 가능성은 적지만 조별 예선경기를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던 나이지리아의 에니에아마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야신상 후보와는 관계없지만 어린 나이에도 첫 월드컵 출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16번의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대한민국 대표팀이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이뤄내는데 큰 역할을 한 정성룡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다음 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16강 이상으로 이끌어 당당히 야신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를 기대해 본다.


▲ 사진 : 피파 홈페이지

2010.07.03 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