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풀리스에 해당하는 글 1

  1. 2014.02.28 강등권에 있던 팀을 살려낸 감독들 (9)

 

대부분의 축구 감독들은 새로운 팀의 지휘봉을 잡게 될 때 정식 시즌이 열리기 전인 프리 시즌동안 팀의 감독으로 취임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 이유로는 정규시즌이 휴식기를 갖는 여름에 팀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 자신의 전술에 맡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며 자신의 전술과 축구 철학을 팀에 녹아들게 하고 조직력을 끌어 올리는 등 팀을 자신이 원하는 데로 꾸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정규시즌이 열리는 중 새로운 팀을 맡게 되는 감독들은 여름 휴식기에 취임한 감독들에 비해 자신의 전술이나 축구 철학을 팀에 녹아들게 하고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 주어진다.

 

그런데 올 시즌 유럽의 빅리그를 살펴보면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팀을 전임 감독으로부터 이어받아 자신에게 주어진 부족한 준비 시간에도 불구하고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던 팀을 살려낸 감독들이 있다. 과연 어떤 감독들이 있을까?

 

 

1.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Sinisa Mihajlovic, U.C. Sampdoria)

 

 

▲ 사진 : www.corrieredellosport.it

 

이탈리아 세리에A의 UC 삼프도리아는 올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프도리아 운영진은 델리오 로시 감독을 경질하고 세르비아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당시 세르비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음에도 대표팀 감독직을 사임하고 삼프도리아 지휘봉을 잡으며 클럽팀 감독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었다. 미하일로비치는 취임과 동시에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며 운영난에 빠져 있는 팀의 선수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었고 부임한 이후 현재까지 총 13번의 리그 경기에서 5승 4무 4패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자신이 부임하기 전 18위에 머물러있던 순위를 13위까지 끌어올리며 훌륭한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크로아티아 동부에 위치한 부코바르 출신으로 올해 45세의 젊은 감독인 미하일로비치는 선수 시절 악동 기질로 유명했다. 그는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경기 중 폭력도 여러 번 행사했다. 하지만 악동 기질을 눈감아줄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세리에A의 명문 클럽인 AS로마에 입단하며 이탈리아 무대를 밟은 후 삼프도리아, 라치오, 인테르 밀란을 거치며 약 15년간 이탈리아 무대에서 활약했다. 특히 삼프도리아와 라치오에선 각각 100번이 넘는 리그 경기에 출전했으며, 프리킥 실력이 뛰어나 이탈리아에서 뛴 15년간 수비수로는 많은 38골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미하일로비치는 2006년 인테르 밀란에서 은퇴한 후 그해 인테르 밀란의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볼로냐 FC, 칼치오 카타니아, ACF 피오렌티나에서 감독생활을 하였으며 이후 세르비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가 지난해 11월 삼프도리아의 지휘봉을 잡았다.

 

미하일로비치는 삼프도리아 지휘봉을 잡을 때도 밝혔듯이 자신이 감독직을 수행했던 다른 클럽들보다 본인이 선수생활을 오래 하였던 삼프도리아에 큰 애정을 품고 있으며, 그 애정과 함께 특유의 카리스마로 흔들리던 팀을 훌륭하게 추스르며 현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과연 어떤 순위로 올 시즌을 마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 헤르트얀 페르베이크 (Gertjan Verbeek, FC Nurnberg)

 

 

▲ 사진 : www.bundesliga.com

 

독일 분데스리가의 FC 뉘른베르크는 올 시즌 초반 8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권인 리그 16위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리그 8라운드에서 함부르크 SV에 0-5로 대패하였으며 국내 컵 대회에서 2부리그 팀에 패하는 등 경기력 또한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총체적인 난국 속에서 뉘른베르크 운영진은 미하엘 비징어 감독을 해고하고 네덜란드의 AZ 알크마르에서 감독직을 수행하다 물러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헤르트얀 페르베이크를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했다.

 

페르베이크는 뉘른베르크 부임과 동시에 흔들리고 있던 팀의 조직력을 잡는 데 주력했으며 중원을 강화하고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전술을 주로 쓰며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뉘른베르크를 맡은 후 현재까지 총 13번의 리그 경기에서 4승 5무 4패를 기록하며 팀 순위를 12위까지 끌어올렸다.

 

네덜란드 북동쪽에 위치한 데벤테르 출신으로 올해 51세의 경험 많은 감독인 페르베이크는 선수 시절 헤라클레스에서 1년간 임대생활을 보낸 것을 제외하곤 십여 년간 헤렌벤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었다. 1994년 헤렌벤에서 은퇴한 후 헤렌벤의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자신이 임대생활을 했던 헤라클레스에서 첫 감독 생활을 시작하였다.

 

페르베이크는 이후 헤렌벤, 페예노르트, AZ 알크마르에서 감독생활을 하는 등 클럽팀을 약 20여 년간 지휘하며 경험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한편으론 선수생활을 비롯하여 2013년 9월 AZ 알크마르 지휘봉을 내려놓기까지 단 한 번도 네덜란드를 벗어나 활약한 적이 없어 이번 뉘른베르크 감독직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 있어 첫 번째 해외 도전이다.

 

뉘른베르크는 22라운드 현재 승점 23점으로 리그 1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강등권인 함부르크 SV와 불과 승점 4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과연 페르베이크가 자신의 첫 번째 해외에서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올 시즌 종료 후 팀 운영진과 계약 연장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 토니 풀리스 (Tony Pulis, Crystal Palace F.C.)

 

 

▲ 사진 : www.dailymail.co.uk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크리스탈 팰리스 FC는 올 시즌 초반 7연패를 당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리그 19위에 머물며 1부리그로 승격한 지 한 시즌 만에 다시 2부리그로의 강등을 걱정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탈 팰리스 운영진은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킨 일등 공신이었던 이안 할러웨이와의 계약을 상호 합의하에 해지하였다. 이후 할러웨이가 감독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스토크 시티를 7여 년간 지휘한 것으로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유명한 토니 풀리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했다.

 

토니 풀리스는 스토크 시티 시절 체격과 높이를 앞세운 축구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크리스탈 팰리스의 지휘봉을 잡은 후 팀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특히 카메론 제롬과 배리 배넌을 전술의 핵심으로 활용하며 크리스탈 팰리스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팀을 맡은 후로 현재까지 총 16번의 경기에서 7승 1무 8패를 기록하는 훌륭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리그 순위 또한 다른 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른 현재 19위에서 16위까지 끌어올렸으며 27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12위까지 올라갈 수 있기도 하다.

 

웨일즈 남부에 위치한 필그웬리 출신이며 자신만의 특유의 전술로 인해 그를 좋아하는 팬과 싫어하는 팬이 극명하게 갈리는걸로 유명한 풀리스는 1975년 브리스톨 로버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뉴포트 카운티, 본머스, 질링엄 등을 거치며 약 17년간 선수생활을 하다 본머스에서 은퇴했다. 이후 풀리스는 본머스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질링엄, 브리스톨시티, 포츠머스, 플리머스 아가일, 스토크 시티 등에서 감독생활을 하였으며 특히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여 년간 이끌었던 스토크 시티에서는 팀을 3부리그에서 1부리그까지 승격시키는 훌륭한 지도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현재 리그 18위인 선덜랜드와 불과 승점 2점 차밖에 나지 않지만 풀리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로 몰라보게 수비력이 안정되는 등 팀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크리스탈 팰리스가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연 풀리스 감독이 본인 특유의 전술로 팀을 1부리그에 잔류시킬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4.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Gian Piero Gasperini, Genoa C.F.C)

 

 

▲ 사진 : www.repubblica.it

 

이탈리아 세리에A의 제노아 CFC는 올 시즌 초반 6경기 동안 단 1승만을 거두는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며 리그 15위에 처져있었다. 이에 제노아의 운영진은 30대의 젊은 감독인 파비오 리베라니 감독을 경질하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약 4년여 동안 제노아를 지휘한 경험이 있던 50대의 노련한 감독인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며 팀의 지휘봉을 맡겼다.

 

2011년 인테르 밀란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3개월 만에 감독직에서 해임되었으며 지난 시즌 팔레르모 감독직에서 해임된 후 20여 일 만에 재선임 되었다가 단 2경기만 치르고 다시 경질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였던 가스페리니는 자신이 성공적으로 감독생활을 지냈던 제노아로 돌아오자 인테르 밀란과 팔레르모 시절과는 다르게 훌륭한 지도력을 선보이며 현재까지 총 19번의 리그 경기에서 7승 7무 5패를 기록하며 팀의 리그 순위를 11위까지 끌어올렸다.

 

이탈리아 북부의 그루글리아스코 출신으로 올해 56세의 노련한 감독인 가스페리니는 세리에A의 명문 클럽인 유벤투스 유스팀에서 축구를 시작하지만, 그곳에서는 단 한 번의 리그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임대 신분으로 입단한 레지나에서 선수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가스페리니는 팔레르모, 페스카라 등에서 활약하다 1993년 은퇴했으며 이듬해인 1994년 유벤투스 유소년팀 감독직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크로토네를 거쳐 2006년 제노아의 지휘봉을 잡았으며 앞서 밝혔듯이 가스페리니는 이곳에서 팀을 세리에A로 승격시켰으며 2009년에는 팀을 리그 5위에 올려놓기도 하는 등 성공적인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가스페리니는 이후 인테르 밀란과 팔레르모에서 자신의 지도자 인생에 오점을 남기기도 하였다.

 

현재 제노아는 리그 초반 강등을 걱정하던 것과는 달리 중위권에 안착해있으며 유럽 대회 진출권이 주어지는 5위 인테르 밀란과 승점 8점 차이가 나고 있어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유럽 무대 진출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친정팀이나 다름없는 제노아로 돌아온 가스페리니가 과연 제노아 팬들에게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5. 하비 그라시아 (Javi Gracia, CA Osasuna)

 

 

▲ 사진 : www.sportinglife.com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CA 오사수나는 올 시즌 초반 3경기 동안 3연패를 당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오사수나 운영진은 지난 시즌 말부터 지휘력에 의심을 갖고 있던 호세 루이스 멜딜리바르 감독을 해임하고 43세의 젊은 감독인 하비 그라시아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비 그라시아는 오사수나에 부임한 이후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며 역습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리는 전술을 쓰며 팀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비록 패배할 때 팀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 24일 리그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3-0으로 꺾기도 하는 등 시즌 초반에 비해 점점 낳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라시아는 오사수나 지휘봉을 잡은 후 총 22번의 리그 경기에서 8승 5무 9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있던 팀을 리그 12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 북부의 팜플로나 출신으로 40대의 젊은 감독인 그라시아는 아틀레틱 빌바오 2군 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바야돌리드, 비야레알, 레알 소시에다드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특히 레알 소시에다드에서는 100번이 넘는 리그 경기에 출전하기도 하였다. 그라시아는 선수 생활 은퇴 후 2004년 비야레알 유소년팀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폰테베드라, 카디스, 비야레알 2군 팀 감독직을 맡았으며 2011년부터 약 2년여간 그리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였으며 2012년 알메리아를 맡아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키기도 하였다.

 

현재 오사수나는 그라시아 감독의 전술이 점차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 달 초 비야레알에 패한 이후 3경기 동안 2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연 그라시아 감독이 이끄는 오사수나가 올 시즌 어떤 순위로 시즌을 끝마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떤 면에서 보면 기성용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선덜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거스 포옛 감독도 이 주제에 어울리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이 글에서 소개한 감독들과 달리 강등권에 있던 팀을 시즌 중 이어받은 대부분의 감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예로 지난 시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퍼거슨 감독의 오른팔 역할을 하였던 르네 뮬레스틴이 시즌 중 마틴 욜 감독의 후임으로 풀햄을 이어받았지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약 3개월여 만에 경질되었으며, 지난해 12월 레알 베티스의 지휘봉을 잡았던 후안 카를로스 가리도는 부임 48일 만에 해고되었고, 베르트 판 마바이크도 시즌 중 강등권에 처져있던 함부르크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팀의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며 약 4개월여 만에 경질되었다.

2014.02.28 07:10